몇 년 전부터 집에서 식물 키우는 취미가 생겨 버렸다.
그게 조금씩 늘어나서 이제는 어엿한 미니 텃밭이 되었다.
식물 키우는 취미
내 마음속에 스며든 아보
캐나다에서 컬리지를 다니고 있을 때, 어느 날 갑자기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몇 달째 집에서 온종일 컴퓨터와 씨름하고 있었다.
집 밖에 나가는 시간이 줄다 보니, 일상이 지루하기도 하고 답답했다.
어느 날 와이프가 사 온 아보카도를 빵에 넣어 먹다 새삼스레 큼지막하게 생긴 씨앗이 내 마음속에 들어왔다.
"이 녀석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유튜브에서 "아보카도 키우는 법"을 검색하였고
이쑤시개를 꽂아서 물컵 위에 올려놓으면 뿌리를 내린다고 했다.
그렇게 일종의 Seeding을 하고 한참을 기다리니 어느덧 뿌리가 쭈욱 내려오면서 반대로 줄기도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얼른 화분에 Indoor용으로 나온 흙을 사다가 채우고 거기에 살포시 심어 주었다.
나는 그 순간 녀석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그 녀석의 이름은 "아보"였다.
아보가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이 내게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안겨 주었다.
그렇게 아보는 내 컬리지 수업의 UX 과제에도 주인공으로 등장하게 되고, 덕분에 녀석을 잘 관찰해서 내용을 반영한 결과 호감도와 함께 좋은 성적도 얻게 되었다.
고마운 녀석!!!
그렇게 매일 물을 주며 몇 년간 잘 키웠던 녀석이 어느 날 시름시름 앓더니, 결국 시들어 죽었다.
녀석이 뭐라고 마음이 착잡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녀석은 많은 친구들을 내게 남겨 주었다.
유칼립투스를 비롯해 몬스테라, 바질, 한국의 쑥화분, 방아잎, 돌미나리, 무궁화 등등 어느새 꽤 많은 식구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미니 텃밭
어느 날 생긴 나의 소중한 미니 텃밭
이때까지만 해도 발코니에서 화분에다 녀석들을 키우고 있었다. 이른바 발코니 텃밭!
어느 날 갑자기 이사를 하게 되면서 뜻밖에도 야드 한쪽에 미니 텃밭을 갖게 되었다.
나는 본격적으로 이 땅에다 매일 Fresh 하게 따 먹을 수 있는 것들과 캐나다에서는 더 비쌀 수밖에 없는 한식 식재료 일부를 심기로 했다.
먼저 근처 Plant nursery에 가서 토마토 몇 뿌리를 사 왔다. 하나는 큰 사이즈, 2개는 중간 크기, 3개는 방울토마토.
다른 공간에는 오이 2 뿌리, 쑥갓은 씨앗 파종. 깻잎과 상추는 날이 추워서 발아시켜서 옮겨 심고, 풋고추, 청양고추, 파프리카, 심지어 한인마트에서 사다 먹고 남은 씨앗으로 참외도 심었다.
며칠 간격으로 해가 뉘엿뉘엿 저물 무렵 저녁마다 Watering을 해줬다.
녀석들은 나의 사랑(?)을 먹고 잘 자라주었다.
첫 번째 식탁에 오른 상추와 깻잎
제일 먼저 우리 가족 식탁에 오른 녀석은 상추였다. 이곳에서는 주로 로메인이라고 상추랑 비슷하게 생긴 녀석을 먹는데, 그래도 한국 사람인 우리 가족은 상추가 더 맛났다.
그다음으로 식탁에 오른 녀석은 깻잎이었다. 청상추와 꽃상추, 깻잎! 그것도 무농약! 완전 올가닉~~~ 그렇지 않아도 고기 좋아하는 와이프는 더더더... ㅎㅎㅎ
나는 요새 자주 밖에서 고기를 굽는다. 한국에서는 요알못이라고 고기에 손도 못대게 했던 그녀다.
심지어 어느 날부터는 출근하면서 상추와 깻잎을 따가는 그녀를 발견한다. 캐네디언 회사를 다니는 게 맞나(?) 싶다~
최애가 된 황금 토마토
여름 햇살이 강해지더니, 토마토가 하나 둘 익어갔다.
그런데 방울토마토 색깔이 이상하다.
분명 빨갛게 익은 모습이 그려진 방울토마토를 데리고 왔는데, 얘들은 왜 노랗지???
그녀는 내게(?) 투정을 부린다. 나는 빨간 체리 토마토가 먹고 싶다고~~~
그런데 요새는 황금색으로 익어가는 그 녀석을 출퇴근하면서 매일 따 먹는다. 최고 맛있단다.
내년에도 이건 꼭 심어야 한단다. 마트에서 사 먹는 체리 방울이는 더 이상 맛이 없단다. 다행이다~~~
아삭아삭 과즙 팡팡 오이
시간이 흘러 오이들이 본격적으로 자라기 시작했다.
쑥쑥 잘 자라서 거의 2~3일에 하나씩 따 먹을 수 있을 정도다.
싱싱하니 과즙이 풍부해서 더 맛있다.
여기 로컬마트는 서양오이라고 부르는 애들을 파는데, 껍질이 좀 더 두껍고 검은 색깔을 띤다.
우리가 심은 것은 한국오이다. 아삭아삭 맛있다~
뒷심 발휘 중인 청양고추
뒤늦게 고추들이 열심히 달려주고 있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와이프는 청양고추가 크기도 전에 따와서는 왜 안 매운 거냐고?
떼를 쓴다.
가을 느낌으로 관상용이 되어가는 쑥갓
쑥갓은 벌써 네 번째 잘랐다. 잘 자라줘서 좋긴 한데, 자주 먹질 않아서 자꾸 잘라서 토마토 퇴비로 주게 된다.
쪼꼬미 참외 & 파프리카
참외와 파프리카는 마트에서 사 와서 먹고 남은 씨앗을 발아해서 심었는데 너무 늦게 심었나 보다.
이제 아주 쪼꼬미 만하게 달리기 시작했는데, 날이 추워지고 있다. 올해는 글렀나 보다~
마음만은 풍성한 식탁
그래도 다이닝룸 테이블에 울긋불긋한 토마토와 싱싱한 오이가 늘 자리하고 있어 마음이 풍성하다.
내년을 기약하자
올해 농사는 그런대로 잘한 것 같다.
내년을 기약하면서, 올 농사 마무리 잘하자~
미니 텃밭 가꾸기! 나름 소소한 재미가 있어요.
거실 발코니 텃밭부터 한번 시작해 보세요.
캐나다에서 키우는 저의 반려 식물들과 미니 텃밭의 이야기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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