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살면서 오로라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오로라를 미디어를 통해서만 봐 왔던 저는 캐나다에 살면서 막연히 오로라를 한번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갖고 살아간답니다.
벌써 여러 차례 오로라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뉴스와 스마트폰 앱의 노티스를 받았던 적이 있었지만,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어요.
매번 번번이 실패했었기에 어젯밤에도 스마트폰에 뜬 푸시 알람을 애써 무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밤이 늦어 가고 있던 시각, 와이프님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페북에 근처에서 오로라가 목격되었다고 올라왔다는 겁니다. 설마 설마 하면서 부리나케 차 키를 챙겨 차고로 향하는 와이프와 아이들 틈에 끼어서 차에 올라탔습니다. 조금이라도 잘 보이는 곳으로 빨리 이동했어야 했거든요.
우리 가족의 머릿속에는 이미 초록빛과 붉은빛이 춤을 추는 밤하늘의 이미지가 가득했습니다.
조금 더 어둡고 조금 더 높은 곳으로 열심히 달려가서는 북쪽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보이는 것은 대보름 밝은 달과 반짝거리는 별들 뿐이었습니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기대한 나의 오로라 사냥은 오늘도 결국 허탕을 친 겁니다.
매번 어쩌다 한번 오로라 사냥에 성공했다고 SNS에 올리는 분들 때문에 매번 헛된 희망만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습니다. 이럴 바에는 옐로나이프를 한번 가면 되지 왜 그러시나 싶으시겠지만, 그 오로라 성지라는 캐나다 옐로 나이프에서도 모든 조건이 맞아야만 얼굴을 내미는 녀석이기에 일정을 맞춰 간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잠깐 오로라 현상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주로 노르웨이, 핀란드, 알래스카, 캐나다 북부 등과 같이 북극권에서 잘 관찰되고, 강력한 태양풍이 지구 대기권의 자기장과 부딪히면서 발생하게 됩니다. 그러면 캐나다 남쪽에 사는 저는 왜 헛된 희망을 품고 사는 걸까요? 그게 또 살다 보면 태양 흑점 폭발 등으로 가끔 매우 강력한 태양풍이 발생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캐나다 남쪽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관찰이 된다고 합니다. 바로 이것 때문에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는 겁니다. ㅠ.ㅠ
살면서 꼭 보고 싶은, 어쩌다 같은 버킷 리스트를 갖게 된 우리 가족입니다.
그렇게 집으로 발걸음을 돌려 다들 포기하고 자려는데, 우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스마트폰의 앱에서는 더 자주 가능성이 높다며 알림을 주고 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야드에 나가서 열심히 카메라 나이트 모드를 켜 놓고 찍어 봅니다.
이것은 오로라 손자라도 되는 걸까요? 와이프님 왈 "아니, 그냥 구름이야!" ㅠ.ㅠ
결국 포기하고 아쉬운 마음을 추석 대보름달로 대신해 봅니다. 카메라 줌~~~ 인!!!
다음에는 꼭 볼 수 있겠죠?
철없는 우리 부부의 이런 동심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이 되어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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